봉사를 다녀와서...야탑중1학년5반
김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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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7 23:57
처음엔 별로였다. 마음에 안들었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시험이 끝난주말은 학생들에게는 환상이다.
혀튼, 좋지않은 마음으로 향림원에 도착했다. 강당에서 설명을 해주셨던 주장분과 교수님. 그런데 얘기를 듣다
보니 내가 지금까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교수님께선 세상의 일에 감사하며 살
아야 한다고 얘기하셨는데, 말을 들었을때부터 무언갈 깨달았던것 같다. 그리고 모둠을 짰는데 준희랑 되어버
렸다. 우리가 들어간 방은 예사랑이라는 방이었는데 안에 젊은 선생님이 게셨다. 그리고 첫번째로 한일이 소개
를 들은 것이다. 방에 딱 들어왔을때 부터 다 나보다 어린 동생들일 줄 알았는데 한명의 남자아이(경준)빼곤 나
보다 연장자이신 분들이셨다. 남자아이(경준)와 정아씨라는 분은 내 남동생이랑 친구같아서 더 마음이 아팠다.
내 남동생은 지금 장난치면서 노는데 시트에 앉아서있는 그 분들은 정말.. 뭐랄까 마음이 찡했다. 정말정말 첫
번째로 한일은 은희씨를 산책해 드리는 것이었다. 힘이 좀 세다고 하셔서 준희와 같이 산책시켜드렸는데 걸으
실 수 있었다. 참 이분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는게 있었다면 이것이라면 경준이 이외에 모든사람을 보고 느꼈
다는것데 사회생활이 현재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보통20대면 다 대학에 가거나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분들은 현재는 그것이 안 될것 같았다. 준희랑 막상 같이 은희씨의 손을 잡고 걷다보니 처음이어서 어색해서
그런지 말을 쉽게 못걸었다. 그래서 그냥 특별한 말없이 걸었던것 같다. 한 바퀴만 돌고 다시 올라갔다. 신발
벗자고 했더니 알아들으시는것 같이 잘 앉아주셔서 벗겨 드리고 내 신발도 벗는데 막 앞으로 가셔서 순간적으
로 놀랐다. 그래서 빨리 쫓아가서 방에 데려다 드렸다. 그리고 다음에 나는 보름씨와 놀아드리고 준희는 다른분
과 놀아드렸다. 그런데 그분이 척추측만증에 이유없이 손을 만지작 거리는게 증상이셔서 뭐랄까.. 쉽게 말을 걸
기가 힘들었다. 그냥 말없이 많이 웃어드렸는데 그 분은 하늘을 많이 보셔서 나도 같이 봤다. 순간적으로 드는
느낌이 하늘이 참 맑다는 것이었다. 평소엔 하늘은 나의 관심대상이 아니고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보름
씨가 하늘을 본다는건 여유롭기도 하여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역시 나보다 연장자이신 보름씨에게 느
낀것이 이것이었다. 생각해보니 난 너무 앞만보고 달린 것 같다. 갑자기 시험이 끝나고 놀고만 싶어하는 내가
잘못되었다는걸 말았다. 사람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봉사도 하면서 깨닫는것이 많다. 가끔씩은 달리다가 쉬어
주는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보면서 나름 웃고 계신 보름씨가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 다리도 주물러
드렸는데 다리가 너무 얇아서 마음이..또.. 찡했다. 살이 더 이상 안찌시는것 같은 그리고 뼈가 굳으셔서 ...난 왠
지모르게 감사라는 느낌을 받은것같다. 그런데 보름씨가 졸려하셔서 그 뒤론 말도 안걸었다. 선생님이 보름씨
는 오전엔 거의 주무시고 낮에도 보통 기분이 좋으시진 않다고 말씀해주셨었다. 그렇게 조금 tv를 보고 선생님
이 나에겐 은희씨산책을 한번 더 해드리라고 하셨다. 그래서 신발을 신겨드리고 은희씨와 산책을 했다. 내가 노
래도 불러드리고 얘기도 꺼내서 가는데 잔디에 주저앉아 버리셨다. 쉬자는 표시. 그렇게 잔디위에서 주위를 바
라보니 활기찬 1학년5반 아이들이 휠체어를 밀어주거나 손을 잡고 웃으며 밝게 다니고 있었다. 인사도 나누고
좀 둘러보기도 하고 역시 우리반 애들은 열심히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항상 나만 열심히는 아니다.
또 다른 열심히 생활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때 문득 깨달았다. 누구나 열심히 하고 노력한다는것. 그렇게 느끼
고 나서 왠지 마음이 가득찬것 같아서 은희씨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그리고 은희씨랑 돌아보며 단풍얘기도했
다. 내가 도착할 즈음해서 준희도 도착했다. 다음은 청소를 부탁하셨는데 난 청소기로 밀고 준희는 대걸레였다.
아마 준희가 많이 힘들었을 거다. 난 청소기로 복도를 밀고 또 밀었다. 내가 예상했던것보단 깨끗했다. 반에서
항상 쓰레기가 많았다면 여긴항상 쓰레기가 없었을것 같다. 여유있는 마음으로 꼼꼼히 밀었다. 준희는 걸레를
밀다가 나중에 은근히 제윤이가 같이 밀었다. 준희 혼자하기엔 힘들어서 더 잘된것 같다. 청소할 때가 제일 평
했던것 같다. 자주하는 일이고 해서 그런거 집에서도 청소기는 밀어보고 학교에선 쓸기니까. 나름 깨끗해졌다.
그렇게 다하닌 쉬라고 하셔서 tv를 좀 보다가 방송이 들려서 강당으로 가고 그대로 이별. 이곳을 떠났다.
내가 여기서 봉사하면서 느낀것이 너무나 많다. 가장크게 와닿은건 \'봉사는 노동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단순히
봉사시간을 채우고 노동을 하는건 진정한 봉사가 아니다. 정말 마음마음으로 정성껏 해야한다. 내가 만약 대충
했다면 이렇게 느끼는게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반성도 많이 했다. 흔히 \'못한다,못한다\'라고 하는말 무심
코 내뱉는것이지만 나에겐 멀쩡한몸과 맑은정신이 있다. 못하는게 없다. 너무 부정적으로 살아온 날 반성 하게
된 계기 같다. 누구는 멀쩡한몸도 아니고 맑은정신도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간다. 그런분들을 보며 참 나의 태도
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놀랍고 새롭게 알게된건 생간과는 다른 삶 속에서 살고 있던
분들이었단 것이다. 난 상당히 혼잡하고 부정적이고 시끄러운 그런 부정적인 삶에서 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
였다. 그분들의 개성,생각,특기를 가지고 각각의 다른 삶을 살고 계셨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보름씨가 나에게
깨닫게 해준것과 은희씨가 깨닫게 해준것과 경준이와 정아씨가 걔닫게 해준것은 다 다르다는것. 다 생각의 차
이여서 그러지 않을까.. 항상 난 너무 부정적으로 살아왔다. 내가 할 수 있을까?란 도전정신보단 난 못해 하는
부정적인 마음이 마음한켠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젠 좀 달라졌을거다. 느끼는게 많고 보람찬일이 많은것 같이
내마음도 생각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봉사를 통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걸 얻은것 같아서 왠지 모르게 뿌듯하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