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다녀와서...야탑중1학년5반
이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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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8 00:01
시험이 끝난 후 이틀 후인 10월 9일, 저희 1학년 5반은 다같이 장애인분들이 생활하시는 곳인
\'향림원(품안의 집)\' 으로 향했습니다.
입구에서 처음 받은 느낌은 요양소 같은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입구 앞에 잔디밭과 작은 연못,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이 많아서 아기자기한 느낌이었죠. 솔직히 말하면 정신없이 들어가느라 얼핏 받은 느낌이었지만.
강당에서 30~50분 가량 향림원이 교장선생님(?) 이신 분의 설교..와 여자 선생님의 교육을 먼저 받았는데
장애인분들을 대할 때의 예의와 향림원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규칙이었습니다. 그것들을 마음에 새기며 제가 친구인 조현이와 함께 배정받은 방은 \'보람별\' 방이었습니다.
그 방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은 봉사 선생님을 제외하고 6분이셨는데 한 분이 아파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죄송스럽게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한 분과 정은 씨, 정미 씨, 화영 언니, ..그리고 은진 씨였나?
은진 씨의 이름은 확실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시는 분이라 계속 누워 계시다 잠이 드셔서
저희와는 별로 접촉이 없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나마 가장 건강하신 분은 정은 씨였는데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웬만큼 걸으실 수 있었고, 말도 웬만큼
알아들으시는 분이에요. 입으로 숨을 쉬셔서 호흡을 조금 힘들어하셨죠.
맨 처음 한 일은 정은 씨의 손을 잡고 복도를 산책하는 것이었습니다. 정은 씨는 저희가 웃거나 눈이 마주칠
때마다 소리내서 크게 웃으셨는데, 보람별 선생님께서는 저희가 와서 기분이 좋아 그러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산책이 끝난 후 정은 씨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가자
선생님께서 계속 의자에 앉아 계시던(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산책을 돕는걸 부탁하셨습니다.
산책 후엔 정미 씨와 함께 노는 걸 부탁하셔서 장난감 블록들과 책들로 정미 씨를 즐겁게 해 드리려고
노력했어요 ! 정미 씨는 원래 정상인이셨는데 사고 때문에 그렇게 되셨다고 하시더군요.
가장 즐거웠던건그 다음이였어요 ! 저희보다 한 살 많은 화영 언니와 정미 씨, 정은 씨를 데리고
향림원 앞 정원에서 산책을 하는 거였죠.
휠체어를 밀어드리는 건 화영 언니가 워낙 말라서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습니다.
즐겁게 이것저것 말해 드리며 정원을 돌았어요. 저희 말고도 많은 우리 반 아이들이 장애인 분들을 산책시키고
있었습니다 노래를 불러 드리는(쫌 웃긴) 아이들과 뻘쭘하게 말을 거는 아이들 등등..
다들 나름대로 즐거워 보여서 웃음이 났죠. 화영 언니도 기분이 좋은지 계속 웃으셨구요.
조현이가 한꺼번에 두 분을 맡게 되어서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산책후엔 준희와 상지가 복도 청소 하는 걸 돕고, 봉사시간은 순식간에 끝이 나버렸습니다.
생각 외로 장애인분들께 큰 거부감이 들지 않아서 즐겁게 봉사할 수 있었고,
새삼 건강한 몸을 가진 자신이 행복하다는 걸 깨닫게 된 시간이었죠.
그리고 장애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는 것...
내 몸을 더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것도 깨달았죠. 하지만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똑같은 사란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는 것도 이번 경험을 통해 확실히
알게된것같습니다.
단지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닌 진정 돕고 싶은 마음으로 하는 봉사, 이젠 정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겨울방학 때엔 또 어떤 곳으로 어떤 봉사활동을 갈 수 있을까요?
어쨌든 이런 특별한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