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총괄(강경민)
관리자
0
1088
2006.04.28 17:56
향림원에 도착하자마자 강당에서 소개 비디오를 보고 작업에 투입됐다. 오전에 한 일은 책상이며 옷장 등의 가구들을 분해해서 소각장으로 갖다놓는 것이었다.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향림원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예컨대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목재를 베는 등의 일을 담당할 남자 인력들이 부족했다. 서너 명의 남자 직원분들이 계셨지만, 그 분들 만으로 향림원 전체의 잡일을 맡아서 하기에는 역부족일 터, 오후에는 도예관에서 각종 도기를 만드는 아이들 혹은 아저씨들을 도와가며 일을 했다. 처음에는 서로 거리감이 있어 어색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색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금세 다정다감한 분위기가 되었다. 진흙을 빚어가며 각종 그릇이며 동물들을 만들면서 웃음꽃을 피워갔다. 서로 아이들이 이리 오라 저리 오라며 손을 잡고 왔다갔다 하면서 금시에 정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벽이 허물어진 이후, 그들은 결코 장애인이 아니었다. 너와 내가 다른 존재가 아닌, 우리 모두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인간이었다. 향림원에 자원봉사활동을 나와서 깨달았다. ‘장애’는 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장애인과 비장애인들 사이에는 그 어떠한 벽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금까지 굳게 가로막혀 있던 벽을 치우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의무였던 셈이다.
